베이킹을 처음 시작하면 가장 먼저 고민하게 되는 재료 중 하나가 바로 ‘버터’예요. 레시피 대부분에는 버터가 꼭 들어가고, 또 그 특유의 고소한 향과 맛은 베이킹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죠.
그런데 막상 마트에 가보면 버터 옆에 비슷하게 생긴 마가린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놓여 있어서 눈길이 가기 마련이에요. "이거 그냥 바꿔 써도 되는 거 아닌가?"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고, 인터넷에도 "대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많아 헷갈릴 수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버터와 마가린, 이 둘의 차이점부터 실제로 베이킹에 사용했을 때 어떤 결과의 차이가 나는지, 그리고 어떤 경우에는 바꿔 써도 괜찮고 어떤 경우에는 주의해야 하는지를 하나씩 짚어보려고 해요.
1. 버터와 마가린의 기본적인 차이점
가장 큰 차이는 재료의 출처입니다.
- 버터는 동물성 유지예요.
주로 우유나 크림을 교반해서 만든 천연 제품이고, 유제품 특유의 진한 향과 고소한 맛이 매력적이죠. - 마가린은 식물성 유지입니다.
대두유, 해바라기씨유, 팜유 같은 식물성 기름을 가공해 만든 제품으로, 여기에 향료나 착향료가 들어가 있어요.
여기까지만 보면, 단순히 유래만 다르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실제로 베이킹에 들어가면 이 작은 차이가 꽤 큰 결과로 이어집니다.
항목 | 버터 | 마가린 |
주원료 | 우유, 크림 | 식물성 기름 |
풍미 | 진하고 고소함 | 비교적 약하고 인공적 |
녹는 점 | 낮음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음) | 상대적으로 높음 |
수분 함량 | 약 15~20% | 거의 없음 |
보관 | 냉장 필요 | 냉장 또는 실온 가능 (제품에 따라 다름) |
이런 차이점 때문에 ‘버터 대신 마가린을 써도 된다’는 말은 항상 옳은 건 아니에요. 레시피에 따라, 완성품의 맛과 식감이 꽤 달라지기 때문이죠.
2. 실제 베이킹에서 느껴지는 차이 (맛, 식감, 향)
버터를 사용할 때와 마가린을 사용할 때의 차이는 베이킹 결과물에서 아주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겉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입에 넣는 순간 바로 느껴지죠.
1) 쿠키
버터로 만든 쿠키는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 있어요. 특히 구웠을 때 퍼지는 고소한 향은 버터만이 줄 수 있는 매력이죠.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반면 마가린으로 만든 쿠키는 기름진 느낌이 강하고, 풍미가 덜해요. 식감 자체는 크게 나쁘지 않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은 부족하다는 인상이 들어요. 특히 겉은 잘 익지만 속이 좀 퍽퍽할 수 있고, 기름이 겉돌아 눅눅해지기 쉬운 단점도 있습니다.
2) 머핀, 파운드케이크
버터를 사용하면 촉촉하고 진한 맛의 케이크가 나옵니다. 밀도는 있지만 무겁지 않고, 버터 향이 다른 재료와 조화를 이루며 풍미를 높여줘요. 반면 마가린을 사용하면 촉촉함이 다소 부족하거나 텁텁한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특히 파운드케이크처럼 버터 풍미가 중심인 레시피에서는 버터의 존재감이 큰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3) 크루아상, 페이스트리
이런 ‘겹겹이 층을 내야 하는 반죽’에는 버터의 고체 상태 유지력과 낮은 녹는점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마가린은 고온에서 겉돌거나 쉽게 녹지 않아 층이 잘 안 생기고, 겉면만 바삭하고 속은 눅진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3. 버터 대신 마가린 써도 되는 상황과 주의점
대체해도 괜찮은 경우
- 입문자용 베이킹
연습용 쿠키나 머핀, 간단한 간식류라면 큰 무리 없이 대체가 가능합니다. 특히 결과보다 과정을 익히고 싶을 때는 마가린으로 충분히 연습해도 괜찮아요. - 어린이 간식이나 가정용 디저트
가정에서 자주 만들어 먹는 간식용 디저트는 맛보다는 실용성이 중요할 수 있죠. 이럴 땐 부담 없는 마가린도 괜찮습니다. - 비용을 아끼고 싶을 때
대량 베이킹을 하거나, 가격이 중요한 상황이라면 마가린을 사용하는 것도 합리적인 선택이에요.
대체를 피해야 하는 경우
- 풍미가 중요한 디저트
버터 쿠키, 스콘, 버터크림, 휘낭시에처럼 향과 풍미가 디저트의 핵심인 레시피에는 꼭 버터를 써야 제맛이 나요. - 선물용이나 판매용 디저트
겉으로 보기에 차이가 없어 보여도, 먹어본 사람은 단번에 느낍니다. 퀄리티가 중요한 제품에는 아낌없이 버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 패스트리, 크루아상류
앞서 말했듯, 버터의 물성은 마가린이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대체는 추천드리지 않아요.
4. 마가린 사용 시 팁 ! 이렇게 보완하세요
마가린을 사용해야 할 상황이라면, 맛과 식감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릴 수 있는 보완법을 함께 쓰는 것이 좋아요.
- 바닐라 익스트랙 또는 향신료 추가: 풍미가 부족한 마가린 반죽에는 바닐라나 시나몬 같은 향료를 조금 더해주는 것만으로도 꽤 맛있어져요.
- 우유나 생크림 추가: 마가린의 수분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우유를 살짝 더 넣어주면 반죽의 촉촉함이 살아납니다. 너무 질어지지 않도록 소량씩 조절하는 것이 중요해요.
- 부분 혼합도 가능: 전량을 마가린으로 바꾸기보다는 버터와 마가린을 1:1로 섞어 사용하는 방법도 있어요. 가격도 절약하고 풍미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어요.
정리하자면, 버터와 마가린은 비슷한 것 같지만 결코 같은 재료는 아닙니다.
버터는 고급스러운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주고, 마가린은 실용성과 경제성에서 장점이 있어요. 그래서 "버터 대신 마가린을 써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상황에 따라 가능하지만,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가 맞겠죠.
베이킹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어떤 결과를 원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에 맞춰 재료를 고르는 습관을 들이면, 재료 하나하나가 더 잘 보이게 되고, 베이킹도 더 즐거워질 거예요.